한글문양으로 '디자인한류' 주도   2005-05-16   ◆스타 산업디자이너 키우자 / (8) 안기영 在日프리랜서◆ "한글을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하면 일종의 도형처럼 느껴집니다. 한글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문양 디자인을 창조할 생각입니다."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 디자인리더에 뽑힌 안기영 씨(38)는 일본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쓰쿠바대학 강사로 있는 시각디자이너다. 안기영 씨는 계명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99년 일본에 유학해 일본 국립쓰쿠바대 예술연구학과 시각전달디자인전공 석사를 마치고 일본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전달조형디자인 박사과정(5년차)에 재학중이다. 대학시절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후쿠다 시게오(일본그래픽디자이너협회장)가 쓴 책을 보고 감명받아 유학을 결심했고 일본 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안씨는 "일본에서 줄곧 활동해왔다고 해도 색채나 조형 감각에서 한국적 냄새를 지울 수 없었다"면서 "무국적주의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한국에서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특선 2회와 입선 6회의 화려한 경력을갖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일본 지방자치정부인 에타지마시의 심벌마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에게 차별을 두는 것은 아니지만 시를 상징하는 심벌 작업을 통째로 한국인에게 맡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미국 그래픽사가 매년 내놓는 그래픽 디자인연감 '그래피스 포스터 애뉴얼'에 2개 작품을 출품해 실린 바 있다. 안씨는 "외국인들에게 한글은 일종의 도형처럼 인식될 만큼 조형적 해석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한글을 살린 문양 디자인을 준비중"이라며 "사전조사 과정에서 일본은 문자디자인(typography)에 대해 병적일 정도로 집착이 강하고 그만큼 무척 깊이가 있고 발달됐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글 문자디자인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씨는 올 연말께 일본에서 한글을 주제로 한 시각디자인 작품으로 개인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심사위원단은 안기영 씨는 독창적 디자인 소양을 지니고 있으면서 사명감과 목표의식이 분명해 한ㆍ일 문화교류는 물론 국제적 활동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매일경제 이한나 기자]